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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자 - 고향집 먼 마을엔 싸락눈이 내리고시(詩)/시(詩) 2020. 12. 10. 15:27
밖에는 사락사락 싸락눈이 내리고
고향집 먼 마을에도 눈 내리는 밤이면
어머니는 굴풋한 아버지를 위하여
시루떡을 만드시곤 하였다
쌀을 불려 일어서 소쿠리에 담아놓고
팥을 삶아 떡고물도 장만해놓고
절구에 콩콩 쌀을 빻아서
쌀가루 한 둘굼 팥고물 한 둘굼
시루뽄도 이쁘게 둥글게 발라
청솔가지 활활 태워 한 시루 쪄내면
뜨끈뜨끈 팥시루떡
푸짐하게 한 소반 차려내어서
아버지와 도란도란
동지섣달 익어가던 사랑이야기
졸음에 겹던 나는 스르르 잠이 들면
고향집 먼 마을엔 사락사락 싸락눈이 내리고
고향집 마당에는 어느새 함박눈이 쌓이고
(그림 : 소정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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