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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용 - 포장 마차시(詩)/시(詩) 2020. 11. 25. 11:59
알소주잔 같은 인생
숨겨진 흰머리 밖으로 퍼져 나올 때
포장마차에서 마시는 잔술은 쓰기만 하다
힘들어도 울지 못하고
쉼 없이 흘러온 겨울 강물이 침묵하는 밤이면
흐려진 불빛도 소주를 마셨는가
뱃살 아제가 되어
혼자 중얼거리는 독작(獨酌
첫눈이 난데없는 욕처럼 내려
머뭇거리는 사이
찬 서리 내리듯 와 버린 중년
산다는 것은 상처에 새로운 상처를 더하여
소실점을 찿아가는 것
겨울바람이 흔들어 댄다
오늘밤
저 강물이 얼기 전에 어서
따뜻한 문풍지라도 새로 발라야 한다
(그림 : 김종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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