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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 분꽃 피는 저녁시(詩)/시(詩) 2020. 11. 21. 17:44
- 후배에게
분꽃 핀다
누이야,
저녁쌀 씻어야지
꽃들은 피어서
저희끼리 볼 부비고
귀 간질여 웃다가
빨갛게 웃다가
동천에 해 오르면
까만 대못 하나씩 낳아
맞이하고 보내는
사람의 일도
가슴 한가득
못자국 남기는 거라
꽃처럼 지나가는 거라
누이야 살아서
너는 분꽃처럼 살아나서
별빛에 얼굴 씻고
단잠 자고 일어나
콩 심으러 가자야
팥 심으로 가자야
(그림 : 노숙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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