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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게 뒷짐 지고
놀이터 천천히 걸어가네
다섯 살 녀석
맨손으로라도
짐일랑 뒤에 져야 무겁지 않다는 걸 아는지
보이지 않는 것도 무게가 있다는 걸 아는 건지
건너편 혼자 노는 또래
풍선 공 탐이 나는지
저도 한번 굴려 보고 싶어
무슨 궁리를 하는 건지
남에게 말하기 전에 곰곰
생각해야 한다는 걸 알기라도 하는 건지
빈손은 항상 뒤로 감춰야 한다는 걸
깨닫기라도 한 건지 원,
먼발치서 어른들이
뒷짐 지고 빙그레
보고 있는 것도 모르고 참!(그림 : 신소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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