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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책을 들추다
본다,
책갈피 속에 숨어 있는 나비 한 마리어둠을 가르며 얼마나 긴 시간 날아왔을까 은빛 가루 다 떨어진 날개,
느닷없는 햇빛에 눈마저 멀었는지 다가가도 꼼짝하지 않는다
곤히 접은 날개 살며시 집어 올리자 화들짝 나비 아래 숨었던 또 한 마리가
날개를 활짝 펼친다
손바닥에 입술 자국 남기듯 해당화 꽃잎 한 장 올려놓고 간 사랑
얼마나 갔을까
푸른 허공을 향해 빛바랜 나비가 날아오르고 있다(그림 : 황두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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