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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근 - 섬, 그리고 섬시(詩)/시(詩) 2020. 5. 25. 19:46
사랑이여
사랑은 섬으로 가 있는가
섬으로 다 건너가 저녁 무렵 노을에 젖고 있는가
섬 가운데 섬처럼 의연히 물결이다가 일렁이다가
아득한 노을 너머 그리움이 되고 있는가
나는 섬이라면 그 이름을 적어
사랑에게 드리고
갈매기처럼 빙빙 돌거나 등대처럼 기다리는
사람,
섬은 아깝고 애틋한 것
꽃철에 꽃으로나 내리는 땅이거늘
나는 그 섬에 사랑의 쪽지를 놓고 돌아가네
배는 흔들리고 바람 불고
사랑이여 아직 살아보지 못한 섬에게 손 흔들어
인사할 수는 없네
아, 사랑의 일기는 밤하늘 별들이 쓰고
나는 별자리와 별자리 오가며 일기를 읽으리라
한 줄의 아리는 아름다움이 있는가 있다면 사랑이여
사랑의 행간에 있네
(그림 : 김정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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