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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경 - 질긴 인연시(詩)/시(詩) 2020. 3. 19. 11:36
쓰러져 색이 변한 풀을 보게나
가만히 보면 풀들도 나이가 있다네
한 해 살다가는 것 같으나
명년 봄이 되면
그 자리에 똑같은 잎이 나온다네
강물을 보게나
깊이도 알 수 없이 흐르는 저 강물 속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네.
산을 보게나
굽이굽이 이어진 산맥 속에
기대며 숨 쉬고 살아가는 나무와 새들이 있지 않은가
떠다니는 구름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듯
어느 누군든 인연으로 만나 사는 거랄세
가벼이 생각하지 말게나
인연이란 소중한 거
버리고 떠난다고 인연의 끝이 아니라네(그림 : 김윤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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