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만에 집에 갔다.
빈손으로 갔다.
“한달 만에 집에 오면서 빈손으로 오는 아들놈이 어딨어?”
엄마는 천원을 주면서 불호령을 내렸다.
십리 길 걸어서
슈퍼에 가서 약주 세 병 샀다.
그제서야 엄마는 큰절을 받았다.
다음 날
삼만 원 한 달 용돈과 학비를 받고
집을 떠났다.
기숙사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눈물이 찔끔 났다.
(그림 : 김우식 화백)
'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효녕 - 비가 내리면 추억이 젖어도 좋다 (0) 2020.02.23 정지원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0) 2020.02.23 서하 - 메주 (0) 2020.02.21 강영란 - 기울어짐에 대하여 (0) 2020.02.20 강영란 - 꽃 밀서 (0) 202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