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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자 - 어두워지면시(詩)/시(詩) 2019. 11. 17. 13:29
염전에 소금이 쏟아져 내렸다
오랜 동안의 그리움이 알알이 맺혀
허공에 가늘게 떨며 빛나다가
어둠이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시간이면
어제의 기억들이 하얗게 쏟아졌다
허기진 노래처럼
울림 깊은 소리로 온몸으로 피었다
비우고 다시 비운 뒤에 찾아온
현기증 나는 달빛
타는 속내 파동으로 읽어내는 몸짓
잠결 같은 물소리는 바래고 바래서
하얗다
여위는 파도소리
오랜 호흡도 우려내면
저렇게 투명해지는가
핏빛 울음도 붉어지던 눈자위도
기다림의 시간을 달이고 달이면
꽃보다 환한 빛으로 태어나는가
(그림 : 김지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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