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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은
어색한 눈빛들이
차가운 물기로 떠다닌다
엷게 친 코 없는 그물에도 쉽게 걸리는 물안개
손에 쥐어진 막차라고 표기된
고속버스표 위로 비가 내린다
여전히 내리는 빗속으로
눈앞을 뿌옇게 가리며
다가오는 물안개
마지막 행선지의 길을 묻어버린다
막차를 놓치고
한 시절의 막차를 놓쳐버리고,
다시 막차를 기다리는
같은 고속버스 터미널
비가 시리게 내린다.
(그림 : 이순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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