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복더위에 태어나
기를 쓰고 연주를 하는데
인간들은 날 보고 울어댄다고 한다
일주일을 살 놈이
꼴에 무슨 사돈은 맺어 갖고
전라도 사돈과 통화를 하는데
“사둔은 전라도랑께 전라도랑께 그렇게 연주하셔?”
전라도 사돈왈
“아니 사둔은 강원도래요 강원도래요 그렇게 울어 쌓소?”
반문한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두 사돈은 화해를 하고
웃으며
우리는 “맴매엠 맴맴엠,맴매엠 맴맴엠 ” 합창을 하며
인간들은 남도랑 북도랑 사투리를 쓰는데
미물인 우리는 표준말로 울어대니
그렇다면
우리가 인간들보다도 낫다는 얘기.
(그림 : 안호범 화백)
'시(詩) > 서봉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봉교 - 낙엽 (0) 2020.01.29 서봉교 - 앵두 (0) 2019.10.16 서봉교 - 그게 그런 것 (0) 2019.08.08 서봉교 - 수주별곡 (0) 2019.05.03 서봉교 - 소주 한 병 (0) 2019.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