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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 코의 화법시(詩)/유안진 2019. 4. 7. 11:03
할말 다 하며 사는 아무도 없지
대들어 따지지 못하고 번번이 삼켜야했던
잠자면서 내뱉는 깊은 속 깊은 사정 짚어지고 말고
잠 못 드는 밤일수록
누구도 대신 불러줄 수 없는 자장가를 스스로 불러주며
제 자신을 잠재우는 외로움도 알만하고말고
사노라 아첨도 거짓도 담아낸 입이 아닌
입의 이웃이 대변해주는지
날 새는 줄 모르고 열심스런 고백성사이겠지만
누구나 제몫의 고독은 스스로 해결하며 살지만
눈의 언어 눈물처럼 손짓발짓 언어처럼
때로는 입보다는 코의 말이 더 아프고 눈물겨웁지만
나 모르는 암호와 외계어방언이
나의 고백성사가 되지 못하는 우리는 따로몸
나의 자장가도 되지 못하는 따로마음의 나는
이 밤도 너무 너무 힘들어.
(그림 : 최정주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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