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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 참, 좆같은 풍경시(詩)/송경동 2017. 6. 7. 11:22
(낭송 : 임호기)
새벽 대포항
밤샘 물질 마친 저인망 어선들이
줄지어 포구로 들어선다
대여섯 명이 타고 오는 배에
선장은 하나같이 사십대고
사람들을 부리는 이는
삼십대 새파란 치들이다
그들 아래에서 바삐 닻줄을 내리고
고기상자를 나르는 이들은, 한결같이
머리가 석회처럼 센 노인네들뿐
그 짭짤한 풍경에 어디 사진기자들인지
부지런히 찰칵거리는 소리들
그런데 말이에요
이거 참, 좆같은 풍경 아닙니까
부자나 정치인이나 학자나 시인들은
나이 먹을수록 대접받는데
우리 노동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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