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석남 - 묵집에서시(詩)/장석남 2017. 3. 19. 02:12
묵을 드시면서 무슨 생각들을 하시는지
묵집의 표정들은 모두 호젓하기만 하구려
나는 묵을 먹으면서 사랑을 생각한다오
서늘함에서
더없는 살의 매끄러움에서
떫고 씁쓸한 뒷맛에서
그리고
아슬아슬한 그 수저질에서
사랑은 늘 이보다 더 조심스럽지만
사랑은 늘 이보다 위태롭지만
상 위에 미끄러져 깨져버린 묵에서도 그만
지난 어느 사랑의 눈빛을 본다오
묵집의 표정은 그리하여 모두 호젓하기만 하구려'시(詩) > 장석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석남 - 분꽃이 피었다 (0) 2017.11.18 장석남 - 살구꽃 (0) 2017.08.06 장석남 - 여행의 메모 (0) 2017.02.26 장석남 - 멧새 앉았다 날아간 나뭇가지같이 (0) 2015.10.13 장석남 - 국화꽃 그늘을 빌려 (0) 201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