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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 우수처럼 깔린 우수 무렵이었지요
도려내도 열길 스무 길 다시 자라는 것은
관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월의 모퉁이에서 한 줄기 뿌리를 내리고
꽃대 끝에 아기별 무리 내려오는 날 기다렸습니다
차가운 땅에 등대고 누워 한 동이 눈물 쏟아 부은 까닭은
순한 밤별로 나앉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고향에 소꿉친구같이 다정한 이름
지천에 깔려 서럽습니다
밤하늘에 그려놓은 사자자리 전갈자리 무더기무더기 내려와
봄 언덕이 흔들리면 가슴 절절한 이가 와서 안부를 묻겠지요
(그림 : 이현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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