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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 - 내소사의 침묵들이 가벼워지고 있다시(詩)/시(詩) 2015. 7. 3. 01:56
내소사에는 모든 침묵들이 있다
내소사 입구의 가문비나무 숲에는 가문비나무의 침묵이 있고
담장 너머 청대 숲에는 청대의 침묵이 숨어 있다
고목이 되어 쓰러진 느티나무 위에,
승방 앞에 벗어놓은 흰고무신 위에,
새로 쌓은 돌담 위에 침묵은 숨쉬고 있다
푸르른 몸이 된 침묵들은
내소사를 물소리 속으로 끌고 가거나 작은 풍경 소리에 놀라께게 한다
나는 정교하게 조각된 꽃무늬 문살 위에 머물며꽃무늬 문살 사이의 푸른 침묵 속으로 든다 침묵이 된다 이상도 하지
스님들 모두 푸른 침묵이 되어 해우소를 말없이 드나들고
이른 시간 내소사를 찾는 사람들도 푸른 침묵에 물들어 있다
내소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저 푸른 침묵들, 청대 숲이 바람에 흔들린다
푸른 침묵들이 일렁이며 무게를 버린다
내소사가 향내 속으로 가라앉는다
내소사(來蘇寺) : 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268번지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禪雲寺)의 말사이다.
633년(무왕 34)혜구(惠丘)가 창건하여 ‘소래사(蘇來寺)’라고 하였다.
그 뒤 1633년(인조 11)에 청민(靑旻)이 대웅보전을 지어 중건하였고, 1604년(인조 18)청영(淸映)이 설선당과 요사를 지었다.
1902년관해(觀海)가 수축한 뒤 1983년 일주문을 세우고 1985년 대웅보전을 중수하였으며, 1986년 천왕문을 짓고 설선당과 요사를 보수하였다.
1987년 봉래루를 해체 복원하였으며 1988년 요사인 진화사(眞華舍)를 건립하였다. 1995년 수각(水閣)과 종각을 짓고 범종을 조성하였다.
소래사가 내소사로 바뀐 것은 중국의 소정방(蘇定方)이 석포리에 상륙한 뒤, 이 절을 찾아와서 군중재(軍中財)를 시주하였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고쳐 불렀다고 전하나 사료적인 근거는 없다.
(그림 : 최종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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