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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 우리는 꿈꾸는 자시(詩)/이기철 2015. 3. 14. 20:57
찢어진 신문지 한 장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보고도
나는 내 생애의 반쪽이 뒤척이는 것을 보았네
우리는 모두 꿈꾸는 자
꿈꾸면서 눈물과 쌀을 섞어 밥을 짓는 사람들이네
오늘 저녁은 서쪽 창틀에 녹이 한 겹 더 슬고
아직 재가 되지 않은 희망들은
서까래 밑에서 여린 움을 키울 것이네
붉은 신호등이 켜질 때마다 자동차들은 멎고
사람들은 하나씩 태어나고 죽네
우리는 늘 가슴 밑바닥에 불을 담은 사람들
꺼지지 않은 불이 어디 있을까마는
불 있는 동안만 우리는 살아 있는 것이네
발뒤꿈치에 못이 박여도
달려가는 것만이 우리의 숨이고 희망이네
우리는 꿈꾸는 자
눈물과 쌀을 섞어 밥을 짓는 사람들이네(그림 : 유상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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