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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해 - 황매실이 있는 풍경시(詩)/문성해 2014. 8. 9. 23:55
유월도 다 지난 오일장에
할마시 하나
누렇게 곪은 황매실을 펼쳐놓고 앉았네
담장이 흔들리게
대문을 닫으며
휑하니 가는 것만
가는 게 아니라서
맵차게 시고도 탱탱한 청매실의 시절은 갔다고 하네
누가 가고
누가 오는 기척도 없이
한 매실에
청매실이 가고
황매실이 와서는
한몸에
젊은이가 가고
늙은이가 와서는
이 곧고 푸른 계절의 한복판
이 난장과 흥정의 한복판에
누렇게 뼈에서 살이 다 들뜨고 있다
(그림 : 강지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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