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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천 - 우체국 앞 은사시나무 그늘 밑에서시(詩)/정윤천 2014. 8. 5. 00:17
우체국 앞에 서 있는 은사시나무 그늘 밑에서, 누군가를 기다려본 기억을 가진 사람과우체국 앞에 서 있는 은사시나무 그늘 밑에서, 누구라도 한 사람을 기다려본 기억이 없는 사람의
인생의 무늬에는 어딘지 차이가 있을 것도 같았다.
모든 생이 바닥으로는 다른 빛깔의 그늘이 와서 깔리고,모든 생의 그 그늘들은 다른 방식으로 스러지기도 할 것 같았다.
우체국 앞에 서 있는 은사시나무 그늘 밑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뒷등에 대고서라도,이제라도 '그'를 한번 기다리며 서 있어보라고, 가만히 말을 건네주고 싶었던
가을날이 있었다.(그림 : 서정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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