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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 - 고향(故鄕)시(詩)/박두진 2014. 6. 27. 00:06
고향(故鄕) 이란다.
내가 낫 자라난 고향(故鄕) 이란다.
그 먼, 눈 날려 휩쓸고, 별도 얼어 떨던 밤에,
어딘지도 모르며 내가 태여 나던 곳, 짚자리에 떨어져 첫소리치던,
여기가 내가 살던 고향(故鄕) 이란다.
청룡산(靑龍山) 옛날같이 둘리워 있고, 우러르던 예 하늘 푸르렀어라.구름 피어 오르고, 송아지 울음 울고, 마을에는 제비 떼들 지줄대건만,
막쇠랑, 북술이랑, 옛날에 놀던 동무 다 어디가고, 둘 이만 나룻 터럭 거칠어졌네.
이십년(二十年) 흘렀는가, 덧 없는 세월(歲月).....뜬 구름 돌아 오듯 내가 돌아 왔거니, 푸른 하늘만이 옛처럼 포근 해 줄뿐,
고향(故鄕)은 날 본듯 하여,......
또 하나 어디엔가 그리운 고향(故鄕), 마음 못내 서러워 눈물져 온다.
엷은 가을 볕. 외로운 산기슭에 아버님 무덤.산딸기 빠알갛게 열매져 있고, 그늘진 나무 하나 안 서 있는곳,
푸른 새도 한마리 와서 울지 않는다.
석죽(石竹)이랑 산국화(菊花)랑 한 묶음 산꽃들을 꺽어다 놓고,
아버님 !.... 부를 수도 울 수도 없이, 한나절 뷘산에 목메여 본다.
어쩌면 나도 와서 묻힐 기슭에 뜬 구름 바라보며 호젓해 본다.
(그림 : 이금파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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