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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 모춘일기(暮春日記)시(詩)/이외수 2014. 6. 24. 12:20
사나흘 범람하는 황사바람
봄날은 저물어 이승길도 깊어라
아무리 하찮은 풀꽃이라도
그리움 한 모금은 간직되어 있나니
한나절 독약 같은 사랑으로 각혈하면서
복사꽃 속절없이 지는구나
초저녁 산자락에 고여드는 어스름
거기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으로
눈시울 적시며 돋아나는 불빛이여
못다한 말들은 못다한 말들끼리
소리 죽여 흐르는 강물 가득히
물비늘로 뒤척이다 스러지는데
보아라 수양버들 머리풀고 바다로 간다
전생에도 연두빛 물오르는 그리움
몸살나는 이름으로 흔들리면서(그림 : 강만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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