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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열 - 오늘을 작별하며시(詩)/나호열 2014. 5. 9. 23:07
쿵쿵거리는 발자국 소리를 내며
층계를 내려가는 바람은
추억의 푸른 창고에 가득할지 모른다
점점 멀어져가는 추억의 길은
초생달 깨금발로 몰래 걸어가는 밤길
앞으로 나가면서도
영영 뒷걸음치고야 마는
내가 서 있어야 할 정거장은
무너져내려야 할 예감으로 가득한
나무들의 적막 속에 있을지 모른다
어깨가 무거운 것은 내가 지고 있는
물동이 속에 기쁨과 슬픔의 돌덩이가
서로를 겨누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증발되는 눈물이 별로 가득차기엔
생이 너무 짧다
하늘이 너무 넓다(그림 : 하삼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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