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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나는 옷섶에 손을 넣어본다심장이 뛰고 있는 지
마치 우편함 속으로 손을 밀어 넣을 때
약간의 금속성 차가움 다음에 찾아오는 홍조처럼
팔딱거리는 먼 발자국 소리
봄이 언제 단번에 달려오던가
보여줄듯 말듯 앵도라져 몇 번 뒷걸음 친 후에
그만큼 애꿎게 한 사내를 불 지르지 않던가
가끔씩 나는 심장 속에 손을 넣어본다
새 싹이 돋았는지
무슨 꽃이라도 몇 송이 묶어볼 요량으로 더듬어 보다가
불량한 짓거리 들킬 때처럼
화들짝 꼬집어보는 봄날의 꿈
이미 가고 없는지
다시 오기는 하는지(그림 : 최쌍중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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