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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 아무도 몰래시(詩)/강은교 2014. 1. 7. 19:19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을 만지고 싶네
빛을 향하여 오르는 따뜻한 그 상승의 감촉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의 문을 열어보고 싶네
문안에 피어 있을 붉은 볼 파르르 떠는 파초의 떨림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에 별똥별 하나 던져 넣고 싶네
닿을 듯 닿지 않는 그 추락의 별똥별을, 추락의 상승이라든가 추락의 불멸을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떨리는 추락의 눈썹에 빗방울 하나 매달고 싶네
그 빗방울 스러질 무렵이면 돌아오는 귀이고 싶네.
(그림 : 이승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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