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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영 - 아침 한 때시(詩)/정완영 2013. 12. 14. 18:53
참 희한도 한 일이다 이도 가을의 몸짓일까
궁전(宮殿)만한 잠을 누리어 아침 꿈이 깊었더니
그 무슨 수런거림에 놀라 잠을 깨었다
한 그릇 세숫물에도 가을은 와 닿는 건데
지난 밤 귀를 적시며 영(嶺)을 넘던 서리 하며
이 아침 쏟어져 오는 저 무리새 울음 소리
창을 열고 물 뿌리고 소제하고 뜰에 나리니
무너질듯 무너질 듯이 물이 들어 장중한 나무
그 너머 우람한 하늘이 빛을 쌓고 있어라
가을새 울음소리는 듣다 문듯 놓치는 것
저 동녘 원초(原初)의 불을 이끌어다 올려 놓고어느 새 먼 산 숲으로 자리 뜨고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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