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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 깊은 후회시(詩)/이향아 2013. 12. 14. 18:48
공연한 말을 했다
그런 말을 품으면 소금이 되었다가
지긋하게 쓰다듬으면 정금도 될 텐데
혼자 앓다 땀을 낼 걸 들쥐처럼 약았다
그는 긴 터널을 지나
그는 질컥이는 수렁에 잠겨
울렁대는 멀미를 삼킬 것이다
문밖에 빗방울이 실로폰처럼 떨어질 때
나도 거기 맞춰 장단이라도 칠 걸
샛바람이 은근하게 흔들리는 동안 덩달아 흔들거릴 걸
쓸개가 있는 듯이 없는 듯이 끄덕거리는
저 덩치 큰 나무들 나뭇가지들
지금은 봄도 무더기로 질주하는 길목인데
나 실없는 헛소리를 했다
얼마나 더 걸어야 하나 갈수록 어리석다(그림 : 최정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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