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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윤 - 저녁 연기시(詩)/서정윤 2013. 12. 6. 23:21
저녁 연기는 어디로 가는가그대 저문 들녘 굴뚝을 떠난 이후,
언제나 떠돌던 그림자
흐린 하늘에 비친 저녁 얼굴
그릴 수 없는 자신의 불꽃
연기로만 오를 뿐
미처 다 타버리지 못한 아쉬움조차
안타깝다.
이것은 나의 얼굴이 아닌채
말하지 못하는 비겁함.
모두를 해결해 줄 시간은
너무 천천하다.
연기는 언제나 흩어진다.
갈 곳을 알고
너무 바삐 가버리는 그들
기다리는 허무, 끝없이
갈 곳이 있는 그들이 신기하다.
슬픈 하늘의 노래가 울리고 울려
흔들리는 내 그림자
무심히 지나가 버리는 그들 뒤에서
가슴 깊이 기침하는 그림자가 있다.
(그림 : 이수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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