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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윤 - 새로운 시작의 돌을 던지다시(詩)/서정윤 2013. 12. 6. 23:15
사랑한다고 말하면
울리는 공기의 파장에
비누 방울처럼 터질 것 같은
하늘거림이 느껴질 때
낯선 것으로 나아가는 두려움
새로움이 주는 용기에
시행착오들조차 이 순간을 위한 준비였다
과거의 어떤 절망도 사치스러웠다고
나비 날개에 눈을 그리면
유리의 웃음소리가
내 가려는 그곳에서 번져 나온다
나의 본질은 한 번의 들숨과 날숨공기 중에 흩어지는 그것들을
툰드라의 찬바람에 섞는다
다시 나눌 수 없는
수많은 본질들이 순록처럼 몰려다니는
그곳에서,
빛으로 나누는 언어
매미처럼 허물을 벗으며
날개를 가지고 다시 태어난다
내 가진 낱말들이 의미를 버리고
저희들끼리 마구 자리를 바꾼다
사랑한다고 말하여 울리는 파장에모든 현상의 형상들이 터져 나가고
이제 처음의 시작에 선다
다시 혼돈 속으로 돌아갈지라도
어깨 너머로 돌멩이를 던져
너를 만든다
(그림 : 김지희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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