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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림 - 목계장터
    시(詩)/신경림 2013. 12. 5. 09:14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새우 끓어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목계장터 :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 충주 땅을 휘감아 흐르는 남한강의 옛 이름은 목계강이다.

    목계나루는 서울과 충주 사이에 충북선 철도가 놓인 1930년대 이전까지 남한강 수운의 중심이었다.

    쌀이나 소금 등을 실은 배가 때도 없이 드나들었고, 배가 들어와 사흘이고 이레고 강변장이 설 때면

    각지에서 장꾼과 갖가지 놀이패와 들병이들이 왁자하게 몰려 난장을 벌이고 북새를 이루었다.

    목계나루는 수로를 통해 지방 조세를 한양 마포나루로 운송하는 물류의 핵심기지였으며,

    뭍으로는 강원, 충청, 경상, 경기에 이르는 큰 길목이라 사람의 내왕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목계장터는 한강 이남의 가장 큰 저자였던 것이다.

    겨울철 결빙기를 제외하고 생필품 전 품목을 가지고 목계나루로 올라와 곡물, 소금, 목재 등과의 거래가 이뤄졌다.

    여기에는 동해에서 잡히는 생선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기록되어 있다.

    (그림 : 임현진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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