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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 한송이 수련으로시(詩)/이해인 2013. 11. 24. 19:38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위에 풀어 놓고
그대로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염원
단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
나를 위해 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
그 푸른 물위에 말없이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그림 : 한천자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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