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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물이 왔다가 서둘러 가는 것은
아무도 불러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저 너른 뻘밭은
썰물의 아픈 속내다
저 물이 왔다가 서둘러 가는 것은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저 뻘밭에
여름 철새 무리의 무수한 발자국들은
문자를 깨치지 못한
썰물의 편지 같은 것
썰물이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도
저렇게 서둘러 돌아가는 것은
먼 곳에서누군가 애타게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 김명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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