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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규 - 밤 여울시(詩)/황동규 2013. 11. 24. 19:01
아주 캄캄한 밤이 오히려 속이 편하다.
마음속이 온통 역청속일때
하늘에 별 몇 매달린 밤보다
아무것도 없는 길이 더 살갑다.
두눈을 귀에 옮겨 붙이고
더듬더듬 걷다
갈림길 어귀에서 만나는 여울물 소리,
빠지려는것 두 팔로 붙들려다 붙들려다
확 놓고 낄낄대는 소리
하늘과 땅이 가려지지 않는 시간 속으로
무엇인가 저만의 것으로 안으려던 것을
자신도 모르게
놓아버리는 소리.
(그림 : 한형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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