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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 박은옥 - 수진리의 강우리나라/정태춘.박은옥 2013. 3. 29. 13:27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작은 물굽이 강가에 허리 구부려 몸들을 씻고
빛나는 물결, 그 강둑길, 그리움처럼들 돌아올 시간
음, 미풍에도 억새풀은 떨고,
풀섶에도 고운 들꽃들은 피어
노랑 나비, 흰 나비 아직 꽃잎에 날고
이제 그 위에 저녁 노을이 깃들면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도회지 변두리에도 긴긴 그림자 해 떨어지고
구비구비 골목길 일 나간 사람들 돌아올 시간
음, 가파른 언덕길 전신주엔
그 억새 강가의 바람이 불고
거기 강변의 나비 날개짓으로 파르르 여기
창문마다 하나 둘 형광등들을 켜는데
골목길 뿌연 등불 아래로 고단한 사람들 서둘러 지나가고
먼 길 강물 숨죽여 그들 발 아래로 흘러만 가고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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