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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navan
    외국 이름순/donovan 2013. 3. 28. 12:02

     

     

    별빛 가득한 밤하늘로부터의 속삭임,
    브리티시 포크/포크 록의 구도자 Donovan

    도노반. 이 평범한 듯 흔치 않은 신비로운 이름이 어떤 이들에게 전해주는 감흥이란, 마치 밤하늘에 흩뿌려진 별들 틈새로 긴 꼬리를 끌며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볼 때의 가슴 벅참 또는 설렘과도 같다.
    그의 40년이 넘는 긴 음악 여정과 수많은 결과물들은 하나의 거대한 탑을 이루어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아름답고 독특한 향기를 뿜어냈고, 그것은 적지 않은 이들의 꿈에 지워지지 않는 깊이로 각인되었다.
    누군가가 그들에게 단 한 명의 뮤지션을 꼽으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주저 않고 ‘도노반’이라는 이름을 생각해낸다.
    그것은 이미 흔히 말하는 ‘가장 좋아하는...’의 차원을 넘어선다.
    무엇이 그에게 그러한 카리스마를 부여하는 것일까? 그에 대한 단편적인 해답이 될 수 있는 한 일화가 그의 1968년도 앨범 [InConcert]에 소개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당시의 팬들이 그에 대해 지녔던 감정의 일부를 엿볼 수 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사회자는 청중들을 향해 "도노반의 놀라운 현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the phenomenon of

    Donovan)."라고 말하며 그 ‘현상’에 대한 일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할리우드 보울(Hollywood Bowl)에서의 첫 콘서트에서 도노반이 무대에 나오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는 모두가 손뼉을 친다면 비가 그칠 것이라 말을 했고, 그 말에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내자 비가 멈췄어요. 그리고 그가 무대를 떠나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죠...”
    마치 스승의 놀라운 기적을 본 수피즘(이슬람 신비주의) 명상 수행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이 내용은 그의 음악에 담긴 신비로움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그는 여느 가수들과는 다른 비범함을 지닌 ‘내면의 빛의 전달자’였고 영적(
    靈的)인 탁월함을 드러내는 현자(賢者)요 또 구도자(求道者)이며 훌륭한 음유시인이었다.

     

    도노반의 음악적 포용력과 폭의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는, 이후 그의 작품을 리메이크 한 200명 이상의 아티스트/그룹들과,
    그의 수많은 작품들에서 그와 함께 작업한 뮤지션들의 이름을 통해서 충분히 알 수가 있다.
    열 여덟 장의 정규 스튜디오 앨범들에서 볼 수 있는 낯익은 이름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지미 페이지(Jimmy Page), 존 폴 존스(John Paul Jones), 존 보냄(John Bonham), 숀 필립스(Shawn Phillips), 대니 톰슨(Danny Thompson),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앨런 홀즈워스(Allan Holdsworth), 론 우드(Ron Wood), 니키 홉킨스(Nicky Hopkins), 제프 벡(Jeff Beck), 그레이엄 내쉬(Graham Nash), 크리스 스페딩(Chris Spedding), 코지 파웰(Cozy Powell),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 수지 콰트로(Suzi Quatro), 버피 세인트 마리(Buffy Sainte-Marie) 등등. 놀랍지 않은가.
    그 이름만으로 가슴 설레는 전설적인 록/포크의 거장들이 도노반이라는 음악에 맛깔스런 감미료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음악에는 여기 언급된 연주인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단순히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은 요소들이 녹아들어 있다.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와 밥 딜런(Bob Dylan)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데뷔 초기의 프로테스트 포크(protest folk) 성향은 점차 어느 누구와도 차별되는 그 특유의 색채를 띠며, 여느 브리티시 포크/포크 록 뮤지션들과도 다른 독특한 사운드를 특징으로 하게 된다.
    그가 영향을 받았던 인물들은 버디 홀리(Buddy Holly), 우디 거스리, 밥 딜런,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 비틀즈(Beatles), 킹크스(Kinks)의 레이 데이비스(Ray Davies),
    펜탱글(Pentangle)의 버트 잰쉬(Bert Jansch)와 대니 톰슨, 제프 벡, 지미 페이지 등의 록/포크 뮤지션들에서부터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빌리 할리데이(Billie Holiday), 니나 시몬(Nina Simone) 등의 재즈 뮤지션, 그리고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 루디야드 키플링(Rudyard Kipling), 딜런 토마스(Dylan Thomas), 알렌 긴스버그(Allen Ginsberg), 잭 케루악(Jack Kerouac)과 헤르만 헤세(Herman Hesse) 등의 문인(
    文人)들은 물론 프랑코 제피렐리(Franco Zeffirelli), 오슨 웰즈(Orson Welles) 등의 영화 감독, 그의 ‘스승’인 마하리시 마헤쉬(Maharishi Mahesh)와 중국의 노자(老子)에까지 이른다.
    그렇게 그의 음악적, 정신적 근간을 이루는 자양분들은 포크와 록을 바탕으로 하는 그의 음악에 사이키델릭, 재즈, 블루스, 클래식, 팝, 민속음악과 레게 등 여러 장르의 특징들의 결합으로 표출되어 나왔다.

     

    사실 국내의 일반 팝 팬들에게 그의 위상은, 누구나 귀에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I Like You’나 ‘Lalena’, ‘Atlantis’ 등의 감미로운 멜로디와 목소리로 기억되는 올드 팝 가수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정말 위의 곡들에서 그의 목소리는 참 달콤하고 부드럽게 들린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보기 좋은 솜사탕의 모양새와도 같이 기분 좋은 울림을 이룬다.
    하지만 도노반이라는 아티스트가 행했던 음악적 실험들은 단순한 부드러움을 넘어서는 기묘함과 독특함을 담고 있었고, 그것은 늘 ‘대중적’이라는 것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의 모든 앨범들에서 예외 없이 들리는 정형(
    定型)을 벗어난 멜로디와 다소 뒤틀린 듯한 감성, 강한 스코틀랜드 식 액센트로 일관되는 발음 등은 귀에 쉽게 달라붙는 사운드와는 다른 이질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언뜻 조용한 발라드 같지만 곡의 전개가 이루는 분위기는 지독하게 몽환적이다.
    주 선율의 진행은 늘 평범한 곡들에 익숙한 귀의 예측을 무시한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다분히 (당시 서구의 젊은이들을 흠뻑 취하게 했던) 초월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 또는 인도의 요가 수행자들의 의식과 세계를 지배하는 신비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다.
    때문에 그의 노랫말은 때로 한편의 선문답(
    禪問答)을 보는 듯한 애매함으로 일관하기도 하며 때로는 낭만주의의 전통을 이은 19세기 상징시인들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몽롱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 선율, 꿈결같은 선율에 어우러지는 그의 향기로운 목소리는, 그 목소리가 아니면 부조화와 혼돈의 나열일 것만 같이 생각될 정도로 그 음악들에 가장 어울리는 색깔을 띠고 있는 것이다.
    ‘도노반 현상’의 실체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도노반 필립 리치(Donovan Phillip Leitch)는 1946년 5월 10일,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글래스고에서 태어났다.
    그에 대한 언급이 나올 때면 으레 빠지지 않는 이 ‘스코틀랜드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그의 이름에서부터 드러나는, 그리고 그 자신 음악이 상당 부분 기원을 두고 있는 ‘켈트(Celt)’에 대한 강조인 것처럼 여겨진다.
    물론 (그가 열 살 때 고향을 떠나 런던의 남부 해트필드 지방으로 이주해 살았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의 음악에서 켈트의 민속음악적 요소를 발견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가 어린 시절 고향에서 쉽게 접했던 결혼식이나 전통 축제 등에서 불리고 연주된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전통음악으로부터의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가 사람들로부터 본격적인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당시(1965년) 인기를 끌던 영국 1TV의 음악 쇼프로그램인 '레디 스테디 고(Ready Steady Go)'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런던 북부 세인트 올번스의 술집 등지에서 노래하던 그의 재능은 제프 스티븐스(Geoff Stephens)와 피터 이든(Peter Eden)이라는 두 매니저의 눈에 띄었고(이들은 도노반의 초기 두 앨범들에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그들의 주도하에 데모 테이프를 녹음하게 된다.
    거기에는 팀 하딘(Tim Hardin)의 'London Town'과 버피 세인트 마리의 'Codine' 등과 같은 곡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레디 스테디 고'의 영향력 있는 프로듀서인 엘칸 알렌(Elkan Allen)은 이 테이프를 듣고 도노반의 출연을 결정한다.
    그의 최초의 히트곡인 'Catch The Wind'가 이 프로를 통해 소개된 이래 도노반은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의 풍요로운 감성들을 한껏 드러내며 신비롭고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낸다.
    열 여덟이라는 어린 나이였지만 그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곧바로 '파이(Pye)' 레이블과 계약을 맺은 그는 전통 포크의 향을 듬뿍 담은 데뷔 앨범 [What's Bin Did And What's Bin Hid](1965)를 발표한다.

     

    도노반은 (특히 미국의) 포크 음악이 지니는 정치적인 색채와 전통적인 스타일의 고수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동양철학과 명상, 진보적인 예술, 그리고 세계 각지의 민속음악들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는 팝이나 록을 통해 붓다의 가르침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국적인 음악의 향취와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긴 음악을 일반 대중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애니멀스(Animals)와 허먼스 허미츠(Herman's Hermits) 등의 히트곡들을 제작했던 프로듀서 미키 모스트(Mickie Most)는 도노반의 그러한 아이디어에 큰 호기심을 가졌고, 결국 그는 세 번째 앨범 [Sunshine Superman](1966)부터 이후 발표되는 여러 앨범들의
    프로듀스를 맡게 된다.
    1969년 3월, 그 동안의 히트 싱글들을 모아놓은 편집 앨범 [Greatest Hits]가 발매된다. 빌보드 차트 4위를 기록한 이 앨범에서 주목되는 곡은 데뷔작의 'Catch The Wind'를 새롭게 편곡하여 부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오리지널 곡의 텁텁한 느낌은 보다 슬프고 서정적인 감성으로 탈바꿈하였으며 지금까지도 그의 가장 아름다운 발라드 중의 하나로 자리한다.
    정규 앨범에 포함되지 않았던 'There Is A Mountain'과 목가적인 분위기의 싱글 'Lalena' 역시 이 컴필레이션을 돋보이게 하는 작품이다.

     

    70년대에 들어서며 도노반이라는 이름은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지기 시작한다.
    사실 70년대 이후의 도노반의 작품들은 뛰어난 음악성과 실험성, 서정적인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변화한 시대와 사람들의 음악 취향에 맞춰가지 못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겪어야 했던 힘든 상황들 또한 그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
    60년대의 수많은 히트곡들과 높은 앨범 판매량으로 커다란 부를 쌓고 있었지만, 악명 높은 영국 정부의 세금 정책은 그로 하여금 고국을 떠나 세계 투어를 계획하게 했다. 하지만 12개월간의 타지 생활로 인해 그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극도의 피로를 맛봐야 했고, 결국 영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막대한 세금을 물어야 했고 그로 인한 혼란은 도노반의 명예와 삶 자체의 기반을 뒤흔들었다.
    이때 그의 영혼에 단비와도 같은 역할을 했던 사람이 바로 린다 로렌스(Linda Lawrence)다.
    이미 5년 전 도노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녀는 이제 영원한 그의 동반자가 된다.
    이들 둘은 결혼을 하여 아일랜드로 이주해 새로운 가정을 꾸몄다.
    린다와의 사랑, 생활의 안정과 마음의 평온한 상태로 인해 도노반은 새로운 힘을 얻게 되었다.
    이후의 여러 걸작들이 나올 수 있게 된 바탕에는 린다 로렌스라는 여인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1970년, 프로듀서인 미키 모스트와 결별한 도노반은 라이브와 스튜디오 녹음을 위해 자신의 밴드 오픈 로드(Open Road)를 결성하여
    6월의 프로그레시브 뮤직 페스티벌(Bath Festival Of Progressive Music)과 8월에 있었던 와이트섬 페스티벌(Isle Of Wight Festival)에 참여한다.
    1972년, ‘쉘부르의 우산(Les Parapluies De Cherbourg)’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감독 자크 드미(Jacques Demy)의 영화 ‘피리 부는 사나이(The Pied Piper)’(1971)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던 도노반에게 새로운 영화의 의뢰가 들어온다.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의 감독 프랑코 제피렐리의 또 다른 걸작인 ‘브라더 선 시스터 문(Brother Sun Sister Moon)’의 음악을 맡게 된 것이다.
    12세기 이탈리아 아시지의 성자 프란체스코(St. Francesco)의 이야기를 담은 이 뛰어난 작품에서 도노반은 멋진 영상에 어울리는 뛰어난 음악을 선보였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신비로운 안개를 뚫고 은은히 퍼지는 ‘Long Ago Lazy Day’나 아름다운 들판을 헤매는 젊은 프란체스코의 마음을 표현해낸 ‘On This Lovely Day’ 등 지극히 아름다운 노래들과 함께 탁월한 영상이 주는 감동은 한없이 커진다.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던 그는 미키 모스트와 재결합을 하고 새로운 앨범 [Cosmic Wheels](1973)를 발표한다.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한 그는 앨범 [Donovan](1977)을 끝으로 잠시 휴지기에 들어간다. 1980년 8월,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에서 개최된 에딘버러 페스티벌(Edinburgh Festival)에 출연한 이후 새로운 앨범 [Neutronica]가 발매된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만 발매된 이 앨범은 평범한 사운드로 일관되어 다소 실망을 안겨줬다.
    이듬해인 1981년에 그는 베이시스트 대니 톰슨과 색소폰 주자 토니 로버츠(Tony Roberts), 그리고 드러머 존 스티븐스(John Stephens)와 새로운 밴드를 결성한다. 이들과 함께 한 또 하나의 평범한 작품 [Love Is only Feeling] 역시 독일에서 발매되었다.
    1984년 작품인 [Lady Of The Stars]는 몇 곡의 신곡과 더불어, [Donovan]의 수록곡인 'Lady Of The Stars'를 비롯하여 초기 히트곡인
    'Sunshine Superman'과 'Season Of The Witch' 등을 다시 연주하여 담은 앨범이다.
    이 앨범으로 도노반의 80년대는 실질적으로 마감된다.
    새로이 주목을 받게 된 그의 앨범은 1990년에 발표한 [Donovan Rising]이다.
    영국에서는 [The Classics Live]라는 제목으로 발매된 이 작품은 그가 1982년에서 1986년 사이에 행한 월드 투어에서 발췌한 열 여덟 곡을 담고 있다.
    1992년에는 도노반의 모든 히트곡들과 데모 버전, 미발표곡 등 44곡을 담은 박스 세트 [Troubadour: The Definitive Collection 1964-1976]가 발매되었다.
    1996년에는 그의 성숙한 매력과 함께 멋진 재능이 녹슬지 않았다는 사실을 드러낸 열 여덟 번째 앨범 [Sutras]를 발표하여 도노반을 그리는 많은 이들을 기쁘게 했다.

    이후에도 그는 어린이를 위한 앨범 [Pied Piper](2002), 그리고 색다른 사운드를 선보인 [Beat Cafe](2004) 등의 앨범 발표와 꾸준한 공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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