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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경 - 오래된 그리움에게시(詩)/시(詩) 2021. 12. 10. 17:39
바다로 가는 길에
보랏빛 수국 환합니다
무릎을 꺾어
층층으로 걸어놓은 꽃잎의 문장을 만지며
접어둔 고백 하나 꺼내 펼칩니다
위험 수위를 찰방거리는 어둠의 감정선,
우리의 간격은 무엇입니까
문득, 바람이 스칩니다
앵강다숲으로 가는 기척이겠죠
수면에 쪼그려 앉은 뭇별의 등을 토닥이면
밤의 원고지엔 말 줄임표만 무성합니다
박하 향 가득한 길을 되돌아 걸으면
개구리 울음이 층층으로 쌓이는 밤
달꼼한 비파 향이 마을을 에워쌉니다
저, 달빛 등 돌리기 전
오래된 그리움에게
긴 편지를 써야 할 것만 같습니다
앵강다숲 : 경남 남해군 이동면 성남로 105
경상남도 남해군 이동면 신전리, 화계리, 용소리 일원이 포함된 마을로,
남해의 앵강만 자락에 위치한 어촌과 농촌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그림 : 설종보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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