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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열 - 수몰지구 (水沒地區)시(詩)/나호열 2014. 5. 9. 23:31
누가 부르는가
돌아서 보면
천 만개 옥구슬 부서져
가슴까지 숨차 오르는 물입니다
푸른 보자기 위에
제 그림자를 던져 놓고
산은 가만히 비껴서 있는데
삼 십리 먼짓길은 오간데 없습니다
잊지 않겠노라
일으켜 세운 비석의 키를 넘고
서럽게 건너가던 외나무 다리
현기증을 지우고
석양을 따라가면
쇠방울 딸랑거리는 물소리에
건너가자고 건너가자고
내 뒤엔 조용히
나룻배가 떠 있습니다.(그림 : 박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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