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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병화 -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시(詩)/조병화 2013. 12. 9. 18:11

     

    쓸쓸합니다.
    쓸쓸하다 한들 당신은 너무나
    먼 하늘 아래 있습니다.

    인생이 기쁨보다는 쓸쓸한 것이 더 많고,
    즐거움보다는 외로운 것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 더 많고,

    마음대로 되는 일 보다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고,
    행복한 일보다는 적적한 일이 더 많은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외롭고 쓸쓸할 땐 한정없이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이러한 것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이라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당신이 그립습니다.
    참아야 하겠지요.
    견디어야 하겠지요.

    참고 견디는 것이 인생의 길이겠지요.
    이렇게 칠십이 넘도록 내가 아직 해탈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고독'입니다.
    살기 때문에 느끼는 그 순수한 고독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제일로 무서운 병은 고독입니다.
    그 고독때문에 생겨나는 '그리움'입니다.
    고독과 그리움'

    그 강한 열병으로 지금 나는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신을 앓고 있는 '고독과 그리움'이
    얼마나 많은 작품으로 치료되어 왔는지 당신은
    알고 계실 겁니다.

    지금 그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그리움'
    그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참으로 많은 '고독과 그리운 사연'을
    당신에게 보냈습니다.

    세월 모르고. 멀리 떨어져 있는 당신에 대한
    내 이 열병 치료는

    오로지 '고독과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이
    나의 말들이옵니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생겨나는 이 쓸쓸함,

    이 고통이 나의 이 가난한 말로써 먼 당신에게
    전해졌으면 합니다.

    (그림 : 남택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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