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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호승 - 그리운 부석사
    시(詩)/정호승 2013. 11. 16. 20:19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摩旨)를 올리는 쇠종 소리는 울리지 않는데

    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에 앉아
    그대에게 밥 한 그릇 올리지 못하고
    눈물 속에 절 하나 지었다 부수네
    하늘 나는 돌 위에 절 하나 짓네

    사시마지(巳時摩指) : 부처님께서는 평소 하루에 딱 한번 오전에만 식사를 하셨기 때문에 (오후불식 午後不食)훗날 제자들도 그 뜻을 받들어 오전 중 사시(巳時오전 9시∼11시)를 택하여 공양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오전 걸식(탁발: 乞食)을 제도화 한 것은 무더운 인도의 기후와도 관련이 있고 하루 두끼 이상을 먹게 되면 시주자에게 누를 많이 끼치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복도 삭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시에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을 ‘마지 올린다’고 하는데 이 말은 산스크리트어로 한국불교에서만 쓰이는 말입니다. 한자를 풀이하면 (마지 摩指, 마지 摩旨, 마지磨旨) 손으로 만들어 올린다 혹은 정성스럽게 만든 공양을 올리오니 제 뜻을 감읍하여 주시옵소서’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림 : 김호석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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