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권혁준 - 맥문동

누렁이 황소 2023. 7. 21. 18:30

 

여름날

매미 울면

긴 꽃대 마디마다

귀를 달고 울음 귀동냥한다.

여름 끝과 함께

매미 소리 끝나면

소리마다 흑진주가 된

구슬 걸어

꽃으로 피워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드리우는 맥문동.

땡볕 소나기 천둥.

여름을 여름답게 산 삶으로 맞는

가을의 섭리를 배운다. 맥문동에게.

(그림 : 양익수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