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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숙 - 꽃들의 향방

누렁이 황소 2023. 5. 26. 09:45

 

그녀의 향방은 가늠키 어려웠다

언제 어디로 팔려 갈지

어느 손에 이끌려 갈지 알 수 없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하루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때때로 손님의 구미에 맞도록

먼 데로부터 공수해 오기도 했다

별처럼 헤아릴 수 없는 그녀의 언어는

밤새 시들지 않고 빛나고 있었지만

금세 또 지고 마는 공허한 속삭임이었다

그녀의 보랏빛 꿈은 이미 은하수에 보관되었으므로

다시 꺼내오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늘밤에도 그녀들은

바람의 소식에 귀를 귀울인다

(그림 : 성하림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