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이현주 - 거울

누렁이 황소 2023. 4. 18. 12:09

 

오늘도 내 안에 간직한 거울을 닦는다.
먼지가 덮인 거울을 깨끗이 닦으며
잠시 내가 거울을 잊었구나.

새 아파트로 이사와
현관 앞에 전신거울을 달며
내 안에 간직했던 거울을 생각해냈다.

벽 거울 속을 들여다보며
내 속에 거울을 닦는다.
벽 거울 속을 들여다보며
내 눈빛을 다듬는다.

눈빛에 깊이를 가늠해 본다.
관상을 찬찬히 보며
관상을 바로 잡는다.

나를 바로 세우는 것
나를 잊지 않게 해주는 것
바로 내 안에 거울이다

(그림 : 박정옥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