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정복언 - 미완의 꿈

누렁이 황소 2022. 12. 29. 08:32

 

유혹은 달콤하여

미끼와 바꿔버린 물고기의 생이

잠깐, 허공에서 팔딱거렸다

 

더는 나아갈 수 없는 길 끝

탈주를 포기한 눈망울이

세상을 밀어내지 못했다

 

내가 하늘 천정을 박차고 싶듯

물 밖의 환한 햇살을 동경도 했겠지만

새의 날갯짓처럼 허공을 헤집고도 싶었겠지만

 

꿈은 꿈으로 빛날 때가 빛나는 것이라

제자리에서 흔들리며

독한 발자국들로 빈 잔을 채웠으리

 

간간이 비틀대는 꿈을 수장하며

절규를 불태우는 번개의 막춤을

오직 한 번 보고 싶었지만

파도를 일으키는 건

언제나 이루지 못한 꿈이었지

꿈꿈꿈

(그림 : 윤지원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