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신순말 - 새

누렁이 황소 2022. 12. 21. 07:57

 

유리창인줄도 모르고 날아들어
그만 머리를 찧어버린 새
한참을 숨고르기만 한다

함께 날던 새 더는 다가오지도 못하고
근처에서 미동도 없이 바라본다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사방은 벽
미처 감지하지 못한 저 너머의 벽에
그만 갇혀버린 저 작은 몸들

서로가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신호
무수히 보내는 동안
지는 꽃, 말없음표만 찍고 있다

(그림 : 안기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