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배영옥 - 늦게 온 사람

누렁이 황소 2022. 12. 17. 07:42

 

눈앞에 문이 있어도

당신은 

문을 보지 못한다

 

내가 당신의 방패가 되어주었다면

내가 당신을 안아줄 수 있었다면

문밖에서 함부로 문을 닫지 않았을 텐데

 

문 안에서 그리워하는 사람은

안팎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사람

 

그리하여 한번 늦은 사람은

영원히 늦은 사람

 

눈앞에 문이 있어도

당신은 

문을 보지 못한다

 

당신은 한참이나 늦어버린 사람

이미 늦은 사람

(그림 : 안기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