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김광규

김광규 - 조화(造花)

누렁이 황소 2022. 9. 14. 16:51

 

아무렴 어떻습니까

꽃이면 됐지

 

시들지 않으리라는

헛되지 않은 

그 맹세

 

진짜가 아니라는

당신의 진한 고백에도

가짜라고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당신은

젖은 내 맘속에 몰래 들어와

살아 있는 마른 꽃 하나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향기를 잃고도

향기로운 꽃 하나를

(그림 : 이광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