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김완하

김완하 - 밀물 썰물

누렁이 황소 2022. 9. 6. 21:23

 

밀물이 그리울 때 있었다

둘러보아도 어디 빈 곳 없는

만조의 물이랑 앞에서

이렇게 가득한 게 생일까

묻던 때가 있었다

 

하늘과 바다

반반으로 닿아

서로를 여는 수평선 앞에서

나는 자주 파도에 젖곤 하였다

 

그 후, 가끔

썰물이 그리울 때 있었다

너와 나의 욕심

한순간 거두어 보내고 싶던 때

 

하루 한 번씩

비우고 채우는 바다처럼

나 깊어지고 싶을 때가 있었다

 

서해 갯벌의 발자국마다

간조 위에서 만조를

만조 위에서 간조를

그리워하던 내가 숨쉬고 있다

(그림 : 이금파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