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복효근

복효근 - 꽃 앞에서 바지춤을 내리고 묻다

누렁이 황소 2022. 8. 23. 10:24

 

급한 김에

화단 한구석에 바지춤을 내린다

 

힘없이 떨어지는 오줌발 앞에

꽃 한 송이 아름답게 웃고 있다

 

꽃은 필시 나무의

성기일시 분명한데

꽃도 내 그것을 보고 아름답다 할까

 

나는 나무의 그것을 꽃이라 부르고

꽃은 나를 좆이라 부른다

(그림 : 김대섭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