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이혜숙 - 그네를 타 보고서야

누렁이 황소 2022. 8. 3. 21:09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다가

늘 멀어져 가는

그게 너인 줄 알았어.

꽃처럼 웃다가

공연히 하늘 보고 울먹였던 것이

다 너 때문인 줄만 알았어.

옥녀봉에 올라

그네를 타 보고서야 알았어.

그 자리에 늘 네가 있었던 것을

어둠 끝에서 빛으로 서성였던 것이

떠나지 않은 네 마음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

바람 없이도 흔들리는 건

내 마음이었어

내 마음뿐이었어

(그림 : 이미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