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강은교
강은교 - 꽃잎 한 장
누렁이 황소
2022. 8. 1. 21:44
꽃잎이 시들어 떨어지고서야 꽃을 보았습니다
꽃잎이 시들어 떨어지고서야 꽃을 창가로 끌고 왔습니다
꽃잎이 시들어 떨어지고서야 꽃을 마음 끝에 매달았습니다
꽃잎 한 장 창가에 여직 남아 있는 것은 내가 저 꽃을 마음따라 바라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신이 창가에 여직 남아 있는 것은 당신이 나를 마음따라 바라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흰 구름이 여직 창틀에 남아 흩날리는 것은 우리 서로 마음의 심연에 심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람 몹시 부는 날에도
(그림 : 한부철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