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이태석 - 이팝나무꽃

누렁이 황소 2022. 7. 23. 18:32

 

가창골 가는 길에는 

골골이 이팝나무꽃 흐드러지게 피었다

할머니의 애절한 소원이 

하얀 이밥으로 피어나

손주들에게 배불리 먹이라고

온 세상 하얀 쌀밥으로 피었다

 

오늘은 온 동네 아이들 생일인가보다

이밥을 사발에 수북수북 담아 놓은 고봉밥

입하(立夏) 가까이 흐드러지게 핀 이팝나무꽃

 

지독한 보릿고개 허기에 지친

어머니의 소망이

이팝나무 꽃으로 온 동네 환하게 피었다

(그림 : 설종보 화백)